2013. 03.23
<마우스>
왼쪽-MX 500 오른쪽-ㅡ950
11년간 사용한 로지텍 MX 500
약 한 달 전부터 마우스가 치매가 걸린 것처럼 작동이 안 되고, 자주 작동 불능 상태가 발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11년이라는 세월에 쉬지 않고 마우스는 끊임없이 달렸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 긴 시간 동안 아무 탈 없이 지금까지 작동한 아주 고마운 녀석이다.
이제 그 녀석에게도 휴식이 필요한 때가 온 듯하다.
이제 그 녀석의 빈자리를 로지텍 M950이 대신 자리하게 되었다.
떠나보내니 서운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물건이나 모두 때가 되면 떠나야 하는 것이 질서이지만,
그런 질서의 틀을 깨고 싶을 때가 많기도 하다.
MX500!
그동안 아무런 화도 내지 않고 묵묵히 나를 도와줘서 고맙다.
이젠 쉬면서 너의 안식을 찾기를 바란다.
다음 생에는 책상이 아닌 하늘을 훨훨 날 수 있는 날개 큰 새로 태어나기 바란다.
안녕~
그리고 고맙다.
2013. 04.01
<감사>
토요일 부랴부랴 일을 대충 정리하고 누나 집에 들러 아들을 데리고 승현이에게 같다.
커가는는 모습을 매일 보는 게 아니라 가끔 볼 때면 부쩍 많이 자란 모습을 보게 된다.
그 모습을 볼 때면 내 운명에 서운하기도, 억울하기도, 서럽기도 하지만 이렇게 한 이불 덮고 잘 수 있었던 게 한 달 만의하루라도 감사함으로로 다가온다.
그렇게 흔했던 일상이 이제복받치게치게 감사함으로
다가온다.
다른 이들에겐 흔한 일상이지만 나에겐 흔치 않은 행복이다.
어차피 내 운명에 이런 행복이 나에게 사치였다면 이런 이틀간의 시간이라도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저는 당신이 정하신 이 운명에 고개 숙여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이런 시간이라도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게 받습니다'
'이제 내 안의 치열한 내적 갈등을 떠나보냅니다.
2013. 04.18
<책을 쓴다>
다시 책 쓴다.
4년 전(2010 이맘때쯤?) 출판사와 계약을 했었다.
그리고 난 열심히 책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운명은 나를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결국, 쓰던 책을 포기했다.
그 사정을 알았던 출판사 대표는 나를 기다려 주었다.
2년(2012)이 흘렀다.
연락이 왔다.
다시 책을 쓰자 했다.
몇 페이지를 더 쓰기는 했지만, 도저히 쓸 수가 없었다.
내 상태는 엄청난 폭풍으로 다 찢겨버리고 피폐해진 영혼은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아 서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결국, 정중히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미안했다.
다시 2년(2013)이 흘렀다.
연락이 왔다.
다시 책을 쓰시죠.
그분은 그렇게 4년을 기다려 주었다.
거절할 수도, 거절하고 싶지도 않았다.
고맙습니다.
다시 시작한다.
난 세상에 나오지 않은 방대한 내용의 사진 책을 쓴다.
오늘부터….
2013. 05.17
낯선 여자가 몹시 지루하게 누군가를 기다린다.
2013. 05.26
007년 11월 07일
벌써5년 전전 2007년 11월에 쓴소설이다다.
참 세월이 많이~ 흘렀다.
낯선 여자가 몹시 지루하게 누군가를 기다린다.
요즘 EBS에서 방송하는 만화 '플란다스의 개'를 가끔 시청한다.
어른 되어 보니 재미도 있고, 꼬맹이가 즐겨보기 때문에 같이 보고 있다.
그런데 교육적으로 좋은 만화 같지는 않다.
가난한 네로의 지지리 궁상떨며 하는 우유 배달과 배고픔의 지름길인 그림 그리는 재주가 있어
가난의 지름길 화가를 꿈꾸는 네로를 보면 참 걱정이다.
아래의 글은 20년 뒤 네로가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에 재 해석해서 꾸며보았다.
출판사 - 원탁 서림
지은이 - 김 정대
가 격 - 절 판
<프란다스의 개 20년 뒤>
http://cafe.naver.com/wontakclub/393
중학교 2학년에 진학하며 사춘기가 제대로 찾아오게 된 네로.
그런 질풍노도의 시기 네로는 날이 갈수록 힘든 우유배달과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불량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며 온갖 나쁜 짓이라는 짓을 하고 다니게 된다.
그런 생활에 물들었으나 학교는 퇴학당하게 되고 미래가 불투명해지며 세상을 비관하는 나날을 보내게 된다.
어느 날 돈이 궁해지자 늙은 파트라슈를 개장수에게 근당 3천 원 총 6만 원에 판다.
6만 원으로 네로는 담배 2보루와 소주를 사고 남은 돈으로 장미 한 다발을 사서 바로 애에게 사랑 고백을 하지만
아로아는 네로의 가정 형편과 신분 차이를 생각하며 네로에게 "그냥 친구로 지내…."라고 하며 이별을 고한다.
어찌 보면 아로아를 원망할 것은 아니었다.
방 한 칸 제대로 없고 우유배달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형편을 보면 그럴 만도 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로아는 좋은 집안 환경 덕으로 대학에 기부금 입학하고,
부유한 집안 청년과 정략결혼을 한다.
한편, 네로는 할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변변한 유산도 없고 배운 것도 없는 상태라 전국을 돌며 막 노동판을 전전한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했던가!
노동일을 해서 모은 돈으로 우유배달 체인점을 한다.
네로 열심히 일했다.
비가와도 눈이와도 정신차리고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우유 배달 영업을 위해 고급 빌라을 방문하게 되는데,
운명의 장난은 결혼한 아로아의 집을 방문하게 됐다.
지난 추억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가지만 이미 지난 과거임을 서로 알고 있었다.
네로 열심히 일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정신 차리고 열심히 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유 배달 영업을 위해 고급 빌라를 방문하게 되는데,
운명의 장난은 결혼한 아로아의 집을 방문하게 됐다.
지난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지만 이미 지난 과거임을 서로 알고 있었다.
네로는 옛정을 생각해서 20% 할인과 야쿠르트를 서비스로 주는 조건으로 아로아의 집에도 우유와 야쿠르트를 배달하게 된다.
탈세를 위해 매월 1일 현금 결제 조건이었다.
그렇게 다시 만난 네로와 아로아는 급속히 가까워졌고 둘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된다.
네로가 아로아 집에 배달할 때는 암호로 초인종을 2번 누르는 것으로 신호를 보냈다.
그렇게 둘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정말 뜨겁게 불륜을 저질렀다.
네로에게 그것은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약과 같았다.
그러나 남편에게 발각된 아로아는 무지 맞기 하게 폭행을 당한다.
네로와 아로아는 결심한다.
도망가기로….
네로는 우유 체인점을 처분하고 둘은 한국으로 밀항하게 된다.
그 뒤 한국에 정착해 아로아는 서울 우유 대리점을 시작하고, 개에 대해서 너무 잘 알던 네로는 "플란다스 사철탕"이라는
개고기 식당을 하며 서울 구파발에서 식당과 우유 대리점을 하면서 오손도손 잘살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네로의 팔자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편
네로와 아로아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개고깃집이라는 것이 여름 반짝 특수를 누리는 것이라 생각보다 수익이 높지 못했다.
그림 재주가 있던 네로는 몇 번 출품도 했지만, 학연, 지연으로 똘똘 뭉친 미술계에서 그의 그림은 종이 한 장에 지나지 않았다.
아로아의 우유 대리점도 역시 바나나 우유와 같은 유사 유제품들의 속출로 예전과 달리 매출이 좋지 못했다.
둘 사이는 예전과 달리 자주 다투게 되었다.
부부 싸움만 하면 네로는 화를 참지 못해 집을 나와 소주 한잔 걸치고 오갈 데가 없어지면 항상 피시방을 다니며 새로운 업종을 찾고 있었다.
그러게,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고 컴퓨터 실력도 나날이 늘어 프로그램도 만들 정도 실력이 되었다.
네로는 결심한다.
개고깃집을 정리하고 새로운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을 한다.
그 소프트웨어가 뜨겁게 살았던 본인 이름을 딴 "Nero 버닝 룸"
출시 후 엄청난 판매가 되어, 한 마디로 떼돈을 번다.
이것이 그 둘 사이를 위기에서 구하기는 했지만….
3편
(주)네로를 창립한 네로는 네로 버닝 룸 프로그램 1.0을 출시하고 많은 돈을 벌게 된다.
그로 인해 생활은 부유해졌고,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런 기회를 놓칠 리 없던 네로는 그동안 계획이 없던 2세도 준비하게 된다.
온 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아로와는 임신하게 된다.
그리고 가난 때문에 할아버지 묘소도 제대로 쓸수 없었던 네로는
네덜란드에 있는 묘소를 한국으로 옮기고 명당이라는 곳으로 이장하게 된다.
아주 양지바른 곳으로….그동안 빚보증을 서준 그의 네덜란드 고향 선배 히딩크에게도 감사의 표시를 할 수 있었고
빚도 갚게 되었다.
(10년 전 네로가 아로아와 바람나서 네덜란드에서 한국으로 밀항할 때 히딩크 선배가 그를 위해
네덜란드에서 빚보증을 서준 것이다.
그 도움으로 네로가 밀항하게 됐지만 먹고 살기 힘들던 네로는 히딩크 빚 독촉에 연락을 끊게 되었다.
결국 히딩크는 네덜란드 사채업자에게 도망 다니다가 한국으로 네로를 잡으러 밀항하게 된 것이었다.
네덜란드에 있을 때 히딩크는 동네 골목에서 공을 잘 찾는다.
한국으로 밀항한 히딩크는 동네 조기 축구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축구 최고의 명예인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된 것이다.
그의 행복한 나날은 계속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네로 버닝 룸 프로그램의 매출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 것이다.
그로 인해 은행에서 대출받은 이자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된다.
사용자가 많기는 하지만 매출이 저조한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네로는 원인 규명을 위해
회사 자체에 조사팀을 만들어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1 개월간 조사 끝에 네로는 조사팀장에게 보고를 받는다.
보고서를 본 네로는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만다.
보고서의 내용은 한국이라는 사회가 정품 프로그램 사용자보다 P2P 불법 다운로드 받아
공유하기 때문에 더 이상 매출이 오르지 않는 것이었다.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프로그램 시리얼을 어렵게도 해보고 락 장치도 해보았지만
출시후 2 주면 모든 시리얼과 프로그램 크랙 버전이 세상에 유포되는 것이다.
그 사이 네로와 아로아 사이에는 그의 딸 신데렐라(한국명:신다혜)가 태어난다.
딸이 태어나고 일주일 후 결국 주식회사 네로는 부도를 맞게 된다.
결국 (주)네로는 불법 프로그램 공유 사용자 때문에 은행 대출 1억 원을 막지 못해 부도를 맞게 된다.
2013. 07.24
인터넷에서 책을 주문하는 버릇에 길들어 직접 서점에 간 기억이 까마득하다.
이 책만큼은 추억 서린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직접 사고 싶었다.
마치 어린아이가 어떤 하나를 선택할 때 잠들어 있던 깊은 고민의 설레는 행복감을 느끼고 싶었나 보다.
2권 책 합쳐 총 1,231페이지.
니체의 책을 다시 샀다.
이제는 이 책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읽기로 마음먹었다.
묵직한 책을 안고 집에 오는 동안 30페이지 읽다가 서설(序說) 부분이 계속 눈에 아른거려 그냥 덮게 되었다.
책 서설(序說)에 이렇게 쓰여있다.
"그대, 위대한 천체여! 만일 그대가 비춰 주어야 할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대의 행복이란 대체 무엇이겠는가!"
예전엔 그 두 줄이 그냥 검정 글씨였을 뿐이었지만
이제 그것은 완전히 다른 인식으로 내게 다가와 내 정곡을 찔렀다.
'내가 써먹고 싶어도, 써먹을 수 없는 공부가 필요한가라는 생각에 나를 덮쳤고, 나는 덮어야 했다.
노자(老子)인지 어느 철학자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학문은 필요한 만큼하고, 써먹을 수 있을 만큼만 해야 한다'라는 말도 스쳐 지나갔다.
2013. 09.06
이번 달에는 딸아이 생일이 있다.
작년부터 핸드폰을 꼭 선물로 받고 싶다고 했다.
'새것이 아닌 엄마가 쓰던 핸드폰을'
이런저런 핑계로 미루다 어제 아이 이름으로 명의 이전했다.
벌써 984일 지났다.
그동안 핸드폰을 정시시킬 용기도 없었고,
연락이 올지 모른다는 바보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그대로 살리고 다달이 요금만 지급하고 있었다.
그것까지 죽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이젠 내 핸드폰 연락처 이름을 "아내에서 딸"로 이름 변경한다.
"당신의 딸이 당신이 말하고 듣던 핸드폰으로 말하고 듣습니다."
"전화번호는 당신이 사용하던 그대로입니다."
"당신이 신에게 허락받을 수 있다면 아이에게 한 통화만 해주길 바랍니다."
"사랑한다, 승현아! 엄마는 이제 아프지 않단다"라고….
2013. 12.11
1막
지금 정대는 자고 있다.
어제 맞춰 놓은 알람 소리가 울린다.
Yo Yo ma-one upon a time west가 방 안 가득 적신다.
음악 소리에 아침 눈을 뜬다.
좀처럼 일어날 기색이 없어 보인다.
여전히 이불 속에서 뒹굴뒹굴한다.
한 시간을 뒹굴뒹굴하다 일어난다.
방문을 연다.
정대가 문을 닫는다.
2막
방바닥에 팽개쳐있던 생수를 마신다.
이제 좀 정신이 드는 모양이다.
옷을 홀딱 벗는다.
욕실에 들어가 이를 닦는다.
얼굴에 비누 거품을 묻히고 씻어낸다.
면도 거품을 얼굴에 바른다.
면도하기 시작한다.
수염 잘린다.
사각거리는 소리가 귓전을 타고 흐른다.
뻑뻑한 마른 수건으로 얼굴 물기를 닦는다.
거울 속 정대를 마주한다.
한동안 서로를 바라본다. 얼굴에 스킨로션을 바른다.
면도 부위가 화끈거린다.
쓰라림의 알싸함이 온몸에 퍼진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는다.
어제 받은 귤을 서너 개 먹고 집을 나선다.
현관문을 연다.
정대가 문을 닫는다.
3막
이어폰을 꽂고 스튜디오로 간다.
자우림-25/21가 귀속 가득 퍼진다.
어제와 다른 골목길로 걸어간다.
겨울의 쌀쌀함이 간간이 볼을 스친다.
걷는 속도에 귀밑머리가 날린다.
10여 분 남짓 걸어 스튜디오에 도착한다.
주차 관리원과 인사를 나눈다.
보안키를 안쪽 문에 댄다.
어제와 같은 소리가 난다.
"해제되었습니다."
비밀번호를 누른다.
사무실 문을 연다.
정대가 문을 닫는다.
4막
컴퓨터 전원을 넣는다.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컴퓨터에서 부팅 소리가 들린다.
커피를 꺼낸다.
언제나 1/2컵 양 물로 커피를 녹인다.
담배를 하나 피운다.
커피 향이 코와 입에 감돈다.
화장실에 향한다.
화장실 문을 연다.
정대가 문을 닫는다.
5막
작업 책상에 온다.
음악을 튼다.
스피커에서 어제 듣던 why worry가 흘러나온다.
인터넷 뉴스를 본다.
어제 출력한 표준 차트 작업을 준비한다.
중성 스프레이를 뿌리며 작업한다.
10장의 카메라 테스트 차트를 붙인다.
얇은 중성지로 감싸 포장한다.
이렇게 오전이 간다.
우체국에 가기 위해 스튜디오를 나선다.
스튜디오 문을 연다.
정대가 문을 닫는다.
6막
우체국으로 향한다.
햇살이 눈을 찌른다.
자라투스트라 생각이 스친다.
우체국에 도착한다.
대기표를 뽑는다.
등기 봉투를 우체국 직원에게 건넨다.
배달 비용을 지급한다.
우체국을 나선다.
등 뒤에서 안녕히 갈라는 것이 들어온다.
아침 겸 점심을 때운다.
입맛이 없어 보인다.
등 뒤에서 안녕히 갈라는 것이 들어온다.
식당 문을 연다.
정대가 문을 닫는다.
7막
스튜디오에 도착한다.
어느덧 시계는 3시를 가리킨다.
노트북을 챙겨 스튜디오를 나선다.
흑석동 행 362번 버스를 탄다.
이어폰을 꽂는다.
king crimson-epitaph 들려온다.
버스 밖 풍경을 본다.
버스에서 내린다.
중앙대학교를 향해 걸어간다.
엘리베이터에 탄다.
8층에서 내린다.
강의실에 도착한다.
804호 문을 연다.
정대가 문을 닫는다.
8막
인사를 한다.
노트북을 켠다.
수업을 시작한다.
전시할 사진 과제를 검사한다.
이성과 감성에 관해 이야기해 준다.
31주 차 이미지 추출 수업을 시작한다.
잠시 쉰다.
다시 합성 수업을 한다.
chromakey 방법과 액션을 가르친다.
3시간 강의를 마친다.
학생들과 저녁 겸 술 마시러 간다.
술집 앞에 도착한다.
술집 문을 연다.
정대가 문을 닫는다.
9막
음식을 시킨다.
막걸리도 시킨다.
왁자지껄 이야기를 나눈다.
취기가 오른다.
사진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모두 전시 걱정이 많아 보인다.
사진 고민을 털어놓는다.
2차로 차를 마시러 간다.
여전히 사진 이야기를 한다.
모두 가엽고 이쁘다는 것을 본다.
어느덧 10시가 된다.
자리에서 일어난다.
인사를 한다.
지하철을 타러 걸어간다.
지하철을 탄다.
신사역에서 내린다.
6번 출구로 나온다.
집에 도착한다.
현관문을 연다.
정대가 문을 닫는다.
10막
가방을 내려놓는다.
텔레비전을 켠다.
물을 마신다.
디스커버리 채널을 본다.
옷을 벗고 다시 눕는다.
귀찮은 듯 양말을 세탁기에 넣는다.
학생들과 마신 술기운이 돈다.
벽에 기대 유리 깨진 시계를 본다.
어느덧 1시 30분을 가리킨다.
자려고 거실 불을 끈다.
빼꼼히 열린 문틈으로 빛이 베어 나온다.
사진을 찍는다.
열려 있던 문으로 다가간다.
불을 끈다.
잠자리로 향한다.
방문을 연다.
정대가 문을 닫는다.
11막
그렇게
12월 10일도 관객 없는 연극이 끝난다.
2013. 12.14
준경아!
아빠 요즘 왜 이렇게 힘드니?
앞으로 살아갈 날이 두렵고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미안하다.
언젠가 어른 되면 아빠를 이해하게 될 거야.
그래도 아빠는 참 현명하게 잘 살았던 것 같아.
아쉬운 건 많지만.
준경이가 어른 되면 꼭 이렇게 해야 해.
아플 땐 아프다고 하고,
눈물 날 땐 울고,
사랑하고 싶을 땐 사랑하고,
책임을 어깨에서 내려놓고 싶을 땐 내려놓고.
아빠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모든 걸 품에 안고 살아가기엔 삶이란 건 참 버겁더라.
버티다 지치면 다시 일어날 때 엄청 힘들어.
어쩔 수 없었지만, 때론 내려놔야 했는데 그걸 못했어.
참 아빤 지금 생각하면 무식했다.
준경이는 언제나 아이처럼 세상을 가볍게 훨훨 날 수 있는 생각만 가지고 살아야 해.
준경아!
오늘 엄마 생일이야.
참 고맙지.
엄마가 태어나서, 아빠를 만났고, 승현이 누나도 태어났고, 준경이도 태어났고.
아빤 이번 생일까지만 챙겨 줄 거야.
준경이가 2살 때 날개 달고 하늘나라 같으니까 벌써 3년 됐네.
참 빠르다.
이제 내년부터 엄마를 위한 케이크에 촛불을 박히지 않을 거야.
엄마도 그렇게 하래.
우리 준경이 이해하지?
엄마가 그러는데!
아빠가 잡고 있어 더 높이 날아 다기가 너무 무겁고 힘들대.
그래서 놔 줬어. 멀리 높이 날아가라고.
엄마가 원래 좀 체력이 약했잖아.
준경아!
오늘 엄마 생일이니까 잠들기 전에 이야기하렴.
"엄마 사랑해요!
"저는 걱정하지 마시고 잘 지내세요."
"언제나 엄마가 저를 지켜주고 있는 것을 알아요"
"사랑해요."
"엄마!"
엄마는 준경이 엄청나게 사랑한 거 알지?
그래서 준경이가 힘들 때 엄마 찾으면, 엄마가 뒤에서 꼭 껴안아 준단다.
아빠랑 약속했거든.
준경아!
아빠가 자주 찾아가지 못해 미안해.
미안해.
아빠가 준경이 보고 오면 너무 아파.
아빤 참 나쁘지?
그렇다고 아빠 미워하지 마.
아빠가 준경이 무한히 믿고 사랑하는 거 알잖아.
준경아!
우리 조금만 더 참고 잊고 있으면 같이 살 수 있어.
승현이 누나가 그러는데,
"준경이 학교도 보낼 수 있고,
밥도 챙겨줄 수 있고,
세수도 시켜 줄 수 있는 중학생 되면 같이 살 거야." 했어.
10살짜리 누난데 참 생각이 깊지?
그런데 그런 생각하는 누나를 보면 아빠 가슴이 아파, 아주 많이.
그래도 너희들이 너무 티 없이 밝고, 말게 자라줘서 고모·고모부랑! 할아버지 할머니랑! 에게 정말 고맙다.
고모 말 잘 듣고 생떼 쓰지 말고.
아빠하고 방학 때 시골 가서 누나랑 커다란 눈집을 또 짓자.
작년보다 더 크게.
준경이도, 승현이 누나도 훌쩍 더 컸으니까.
준경이 꿈이 우주인이라고 했지?
그래서 준경이가 우주인 날개를 만들었다는 걸 알지.
언젠가 커서 우주선 타고 엄마한테 간다고 했지?
그래! 엄마는 백조자리 꼬리 부분에 있는 '데네브' 별에 있지.
좀 멀긴 하지만 준경이가 어른이 될 때쯤이면 몇 달 만에 갈 수 있을 거야.
준경이가 우주인이 되려면,
공부 열심히 하고,
밥도 잘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그리고 멀리 우주선을 타고 갈 때 심심하니까,
준경이가 좋아하는 피아노도 열심히 치고….아마도 준경이가 어른이 돼서 '데네브' 별에 갈 때쯤이면,
아빠는 많이 늙어 있거나, 엄마 곁에 같이 있을지 몰라.
그래도 준경이는 그 꿈을 향해 움직여야 해.
끊임없이.
아빠는 언젠가 준경이가 날개를 달고 날 수 있는 생각을 한단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그리고 또 사랑한다.
-아빠가 우주인이 꿈인 사랑을 하고 무한히 믿는 아들 준경이에게-
<나의 아이폰 노트-2013년 1월>
2013-01-03 (목) 00:09
날개는 왜 몸통보다 큰지 아는가?
떨어지지 않고 오르려면 날개가 클 수밖에 없다.
그게 노력이다.
2013-01-04 (금) 00:45
인터넷은 근본적인 관음증이다
-스튜디오에서-
2013-01-14 (월) 01:49
하루는 나에게 사치인가?
언제나 부족한 굶주림에 지친 내 삶을 채울 충만함은 언제쯤 올 것인가?
-아이들과 놀면서-
2013-01-14 (월) 04:05
꿈이 있는 자는 행복하다.
꿈을 이루려는 자도 행복하다.
꿈이 없는 자도 행복하다.
행복은 꿈에 있지 않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잠들기 전-
2013-01-15 (화) 01:13
진실은 저편 깊은 곳에 있기 때문에
그것이 우리 앞에 쉽게 나타나 그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언젠가 저편으로 갈 수 있는 힘과 보는 눈이 생긴다면 쉽게 드러나겠지만,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거짓에 길들어
진실이 나타나도 보지 못할까 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제자들을 생각하며-
2013-01-15 (화) 12:24
몰입은 절대적 고통이다.
쾌락도 안겨다 주는.
-문득-
2013-01-15 (화) 12:25
천재가 아닌 이상 지식이 있어야 예술을 할 수 있다.
-문득-
2013-01-15 (화) 15:13
구성은 이성이다.
표현은 감성이다.
-문득-
2013-01-20 (일) 01:03
하루가 지나갔다는 것은 하루 더 늙어간 것인가?
익어가는 것인가?
-두려움에-
2013-01-25 (금) 13:06
벽은 벽만으로 존재 가능하다.
문은 벽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공항에서-
2013-01-25 (금) 15:45
외로운 이유는 나에 대한 사랑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2013-01-28 (월) 02:20
나는 "사랑하냐?"보다 "좋아하냐?"가 더 좋다.
그건 사랑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아직은 순수하고
더 오랜 시간 진행형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존재하는 모든 것은 소멸하기 때문이다.
-누워있다가-
2013-01-28 (월) 02:21
몰라서 그것이 좋을 때 그때가 가장 순수함이다.
-뒹굴뒹굴하며-
<나의 아이폰 노트-2013년 2월>
2013-02-03 (일) 01:30
공부하면 머리는 복잡해진다.
복잡함을 다시 정리하기 위해 다시 공부한다.
그 혼돈 상태를 치유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다.
2013-02-07 (목) 01:38
동양화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거둘 것만 거두어 정신을 담는다.
그로 인해 여백이 생긴다.
하지만 그 공간은 단순한 '없음'과는 다르다.
사진도 주제와 부합되지 않는 것은 자르거나, 지우거나, 빼내거나, 잘 보이지 않도록 한다.
동양화의 유모취신(遺貌取神)의 미학은 사진이 뺄셈의 예술이라 함과 같음이다.
2013-02-07 (목) 01:40
나는 나를 싫어한다.
그러나 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쁜 여자를 짝사랑하는 것처럼 말이다.
2013-02-07 (목) 01:45
도대체 죄가 뭔가?
종교적 가르침의 기준인가?
도덕과 윤리의 잣대인가?
보편적 진리에서 저울질인가?
아니면 각자의 양심적 판단인가?
왜?
내가 죄를 저지르도록 그 죄는 그렇게도 달콤하게 만들었는가?
그것은 누구인가?
2013-02-07 (목) 01:50
태어나서 죽음까지 인간은 시험 시간이다.
달콤함으로 포장된 '죄'라는 문제를 던져 놓고 양심과 대결 구도의 시험을 치르게 한다.
2013-02-12 (화) 22:42
읽어야 할 사진이 있고, 느껴야 할 사진이 있다.
그리고 반드시 느끼고 읽어야 할 사진이 있고, 읽고 느껴야 할 사진이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느끼려고만 한다.
2013-02-16 (토) 00:38
예술가는 광대가 아니다.
선생도 광대가 아니다.
하지만 세상은 광대를 원한다.
2013-02-19 (화) 01:59
사진기로 무엇을 어떻게 왜 찍느냐에 따라 흉기가 될 수도 있고 명기가 될 수도 있다.
2013-02-19 (화) 01:59
세상에 나쁜 사진기는 없다.
나쁜 사진가만이 있을 뿐이다.
2013-02-24 (일) 20:27
예술은 절대적 자기 고독에서 나온다.
2013-02-27 (수) 00:58
여행은 80%의 호기심과 20%의 낯섦에 대한 두려움으로 혼합된다.
2013-02-27 (수) 20:59
가난은 죄가 아니지만 가난은 가난한 자를 죄인으로 만든다.
2013-02-27 (수) 21:00
렌즈는 사진 언어적 수단의 연장이다
2013-02-27 (수) 21:03
사진가에게 카메라는 연필이다.
<나의 아이폰 노트-2013년 3월>
2013-03-05 (화) 09:35
가시가 연하면 털처럼 부드러운 것이요.
털이 강하면 가시처럼 독함이니라.
무릇 가시와 털은 같음이니 어찌 변하는가에 따라 다름이다.
-선인장을 보다가-
2013-03-05 (화) 23:40
다큐멘터리 사진은 시간을 기록한 역사박물관이다.
-박물관에서 문득-
2013-03-06 (수) 15:09
세상을 움직이는 거대한 어떤 힘이 존재한다.
나는 그 존재를 생각할 때마다 두려움이 느껴진다.
-멍때리다가-
2013-03-09 (토) 03:12
관찰은 곧 통찰의 시작이다.
-문득 스치는 생각에-
2013-03-11 (월) 13:54
내가 끊임없이 책을 보고 강의 듣고 학습하는 이유는 채워지지 않는 지적 호기심 때문이고, 더 많은 것을 가르치지 못한 양심의 가책 때문이며,
세상의 모든 이치에 대해 통찰력이라는 힘을 얻기 위함이다.
-강의 준비하다가-
2013-03-12 (화) 03:01
어떤 카메라가 가장 좋은가?
그것은 지금 결정적 순간을 찍고 있는 카메라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카메라이다.
-그냥-
2013-03-17 (일) 19:05
사진은 문자가 이미지화되는 고통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2013-03-18 (월) 03:38
후회는 삶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낸다.
-과거를 후회하다가-
2013-03-19 (화) 02:26
몸이 큰 새는 날 수가 없다.
-동물 다큐를 보다가-
2013-03-20 (수) 13:35
매우 깊고 좋은 사진을 쓰려면 '깊은 감각적 사유'가 필요하다.
-사색 중에-
2013-03-21 (목) 03:38
웃음은 유행을 타지만 슬픔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
웃음은 겉으로 드러냄이요.
슬픔은 속으로 삭힘이다.
-망상하다가-
2013-03-21 (목) 03:41
모든 깨달음은 비판적 사유에서 시작된다.
-사색하다가-
2013-03-28 (목) 14:12
결과가 모든 수단을 합리화해서는 안 된다.
-천박한 자본주의를 생각하다가-
2013-03-28 (목) 14:13
진정 안다는 것은 (?)가 (!)고왔을 때 비로소 알게 된다.
-강의 중 문득-
<나의 아이폰 노트-2013년 4월>
2013-04-06 (토) 09:49
예술은 고도의 교묘한 사기다.
2013-04-07 (일) 11:16
사용률 Zero의 시각장애인 눈에도 눈물은 눈에서 나온다.
2013-04-10 (수) 23:27
디지털의 보급은 계급을 파괴한 혁명이었다.
2013-04-15 (월) 00:50
지구가 멈춰도 나는 끊임없이 사고의 사유를 즐길 것이다.
2013-04-16 (화) 12:47
왜?
사진을 하나요?
어느 날 문득 오른손엔 카메라가 들려 있더군요.
그리고 이젠 그것이 무병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지하철에서-
2013-04-18 (목) 09:22
나도 영원한 청년 사진가로 살 것이다.
그건 나에겐 축복이다.
-소설가 박범신 선생님 강의를 듣다가-
2013-04-24 (수) 01:23
몰라서 질문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기 전에 자신에게 먼저 질문을 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때문에 질문을 못 하는 것이다.
이것을 내려놓았을 때 자유를 얻고, 그 자유는 용기를 만들어 질문을 할 수 있다.
그 때 비로소 자신은 배움을 얻는다.
-낮술로 술이 덜 깬 상태에서-
2013-04-26 (금) 02:10
나에게 날개가 있었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높은 낭떠러지기를 생각하다가-
13-04-28 (일) 00:18
균형은 서로의 큰 힘이 작용하는 팽팽한 긴장 상태이다.
-도덕경을 읽다가-
<나의 아이폰 노트-2013년 5월>
2013-05-17 (금) 09:39
사진은 흘러가는 시간을 정지시켜 죽이는 행위다.
-모르겠다-
2013-05-17 (금) 11:52
예술은 그 시대 철학의 피조물이고,
예술은 그 시대 과학의 부산물이고,
예술은 그 시대 사회의 반영 물이다.
예술은 그 시대에 생성되는 필연적 인간의 결핍과 과잉이 공존하는 잉여물일 뿐이다.
-안국역 카페 57th에서-
2013-05-17 (금) 12:09
한쪽 눈을 감고 사진을 찍는 이유는 눈으로 보이는 것이 그대로가 아님에 대한 반증이다.
-안국역 카페 57th에서-
2013-05-17 (금) 12:15
사진이 태어났을 때 회화에 받았던 모욕을 170여 년 지난 디지털 시대에 보기 좋게 복수하고 있다.
-안국역 카페 57th에서-
2013-05-17 (금) 12:18
훗날 나는 '아날로옹'이 돼 있을 것인가? '디지옹'이 돼 있을 것인가?
-안국역 카페 57th에서-
2013-05-24 (금) 00:12
진정한 답은 정의화 할 수 없다.
-노자를 보다가-
2013-05-24 (금) 00:13
가장 평화로운 상태는 대립 면의 힘이 동일하게 작용하는 공존의 상태이다.
-노자를 보다가-
2013-05-26 (일) 17:47
지도자는 끌고 가고 지배자는 몰고 간다.
두 경계에서 치우침 없이 적절히 융합하여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선생이다.
-목동 가다가-
2013-05-30 (목) 22:17
사진은 보이는 세상 일부만 오려내는 가위다.
-뭔가를 찍다가-
<나의 아이폰 노트-2013년 6월>
2013-06-02 (일) 16:36
역사는 모든 것을 기록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록하지 않으면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지게 된다.
-쓸쓸한 작업실에서-
2013-06-02 (일) 22:47
지금 내 나이는?
늙은 것인가?
익은 것인가?
-과거의 나를 생각하며-
2013-06-02 (일) 22:49
우리는 타인이 기준 삼고, 판단하고, 인정하는 성공을 위해 달려왔다.
그 결과 우리는 우리의 감각적 영혼은 결국 거세당했다.
2013-06-04 (화) 00:44
눈으로 보는 것은 먼저 느끼는 것이다.
귀로 듣는 것도 먼저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문자를 읽는 것은 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해준다.
두 느낌의 격은 차원이 다르다.
-오른쪽 팔뚝을 긁다가-
2013-06-09 (일) 18:59
미련없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었단 것을 알았을 때, 내 입가엔 미소가 드리워졌다.
-북쪽 하늘을 보던 중-
2013-06-09 (일) 18:59
미련없는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었단 것을 알았을 때, 내 입가엔 미소가 드리워졌다.
-북쪽 하늘을 보던 중-
2013-06-13 (목) 11:47
나를 비롯한 한국인은 주변 사람이 만족하고 인정하는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엄청난 인식의 오류로 세뇌돼있다.
그 성공이란 풍선 속에 과연 '나'는 존재하는가?
-아카데미 쿠스 시청 중-
2013-06-15 (토) 02:13
저것이 수도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저것은 무엇인가?
-수도를 보다가-
2013-06-16 (일) 21:55
내가 좋아하는 것은 숲이지, 산이 아니다.
-아프리카를 보던 중-
2013-06-22 (토) 01:39
저기 저 들판에 홀로 펴져 있는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저기 저 들판에 있기 때문이고,
그것을 더 예쁘게 보려고 꽃병에 옮기는 순간 아름다움은 영원히 거세당한다.
그리고 어떤 누구도 그 꽃을 보고 예쁘다고 하지 아름답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지인의 블로그에 답글 달아주면서-
2013-07-01 (월) 12:53
사진가는 세상을 오려내는 재단사다.
-내 블로그 댓글을 보다가-
<나의 아이폰 노트-2013년 7월>
2013-07-01 (월) 12:53
사진가는 세상을 오려내는 재단사다.
-문득-
2013-07-04 (목) 11:25
너무 아프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2013-07-09 (화) 02:17
우리는 누군가 순교했을 때 그 가치를 인정받는 한심한 세상에 살고 있다.
2013-07-09 (화) 02:28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이 알기 쉬운 것, 하기 쉬운 것을 좋아하고 따라 가려 한다.
현명한 사람은 자신이 알기 어려운 것, 하기 어려운 것에서 몰입의 즐김을 얻는다.
어려운 것을 터득하면, 쉬운 것은 덤으로 따라온다는 것을 현명한 사람은 알고 있다.
-어느 날-
2013-07-20 (토) 21:36
때론 여유가 없을 때 위대한 것이 나온다.
-빡빡한 한 주를 보내며-
2013-07-21 (일) 04:06
눈먼 자들의 세상에서 내가 더 공부할 필요가 있는가!
-책을 읽다가-
2013-07-23 (화) 03:17
언젠가 차라트스라가 나에게 위로해 주길 바란다.
"너는 네가 옳은 것을 했을 뿐이다."
2013-07-24- (수) 04:31
어떤 새가 있었다.
그 새는 날개가 없었다.
그 새는 날개를 갖기를 원했다.
그 새는 날개를 만들려고 열심히 다듬었다.
그리고 날개가 조금씩 자라났다.
그 새는 다시 정성껏 다듬었다.
그 새는 드디어 날개가 완성되었다.
그 새는 다른 새들과 같이 더 높이, 멀리 날 수 있는 방법도 연습했다.
그리고 아주 크고 넓은 날개를 폈다.
그 새는 날 수 없었다.
그 새는 사슬이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 새는 부리로 사슬을 쪼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사슬은 근본적으로 부리로 끊지 못함을 깨달게 되었다.
그 새는 한참을 멍하니 하늘만 봤다.
그 새는 많이 슬퍼했다.
그 새는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그것이 질서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새는 신이 날 수 있는 권리를 주지 않았음을 알았다.
그 새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 새는 많이 힘들어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모든 것도 자기 삶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제 그 새는 더 이상 날개를 다듬지 않았고, 날개 없던 원래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제 그 새는 더 이상 나는 법도 익히지 않았고, 날지 못하던 원래 모습대로 살기로 했다.
이제 그 새는 더 이상 사슬을 끊으려 하지 않았고, 조임 상태의 원래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이제 그 새는 어쩌다 목을 기울여 창공을 바라볼 때면 가끔 알 수 없는 미소만 짓곤 했다.
그리고 그 새를 기억해 주는 새는 아무도 없었다.
- 창밖 장맛비를 들으며, 그 새가 그 새에게-
2013-07-25 (목) 23:01
선택은 당신의 몫이고,
그 선택은 당신에게 결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 모든 결과는 당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여왕의 교실에서-
2013-07-30 (화) 11:14
나이가 들면 머리 백발이 되고, 숯이 빠지게 된다.
나무가 결실을 보면 단풍이 들고, 낙엽을 떨구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그러하므로 나이가 들어 새치 난다 해도 슬퍼하거나 서운해 할 필요가 없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질서이다.
<나의 아이폰 노트-2013년 8월>
2013-08-07 (수) 01:34
사진을 잘 찍으려면, 자신이 얼마나 못 찍는지 알아야 한다.
2013-08-07 (수) 03:28
버틸 수 있는 것도 힘이다.
조금만 더 버텨라.
2013-08-13 (화) 10:35
눈이 있어도 볼 수 없고,
귀가 있어도 들을 수 없는 자들을 위해 내 입과 손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대전 가는 버스 안에서-
2013-08-13 (화) 11:22
창조적 감각이 나오지 않을 땐,
당신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규약과 규칙을 마취시켜라.
-대전 가는 버스 안에서-
2013-08-25 (일) 00:11
내가 아플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냥 가만히 그것을 안아주는 방법뿐이었다.
2013-08-30 (금) 00:11
저도 사진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사진도 제가 좋다고 합니다.
-국제 세미나를 마치고-
<나의 아이폰 노트-2013년 9월>
2013-09-03 (화) 21:27
우리들은 행복해지려고 일을 하는데
지금 당신이 불행하게 일을 하고 있다면,
그대의 삶의 행복의 실체 도대체 무엇인가?
-수업을 마치고-
2013-09-05 (목) 18:50
당신의 물음(?)이 있는 곳에,
당신의 느낌(!)이 있고,
당신이 원하는 답(.)이 있다.
-유성 버스터미널에서 서울행 7시 우등 버스를 기다리다-
2013-09-14 (토) 20:53
사진가는 먹는 것이 남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 남는 것이다.
-촬영 중 이 건영 다자인 실장 어록-
2013-09-23 (월) 19:11
성공의 물질적 충족은 노력한 시간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
노력한 시간에 대한 위로금이다.
어떤 성공도 시간으로는 보상받을 수 없다.
-강변북로에서-
-사유할 시간이 없을 만큼 9월엔 정신없이 바빴다.-
<나의 아이폰 노트-2013년 10월>
2013-10-12 (토) 02:21
사진은 셔터를 누르기 전까지가 가장 중요하다.
2013-10-25 (금) 01:56
"이제 머리로 알았다면, 몸이 알도록 행동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당신의 마음은 '아하!'이라는 신음을 토해낼 것입니다."
-17기 게시판에 올린 글-
2013-10월 어느 날
시간이 모든 것을 해 주지 않습니다.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난 기억나지 않지만, 수업 중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2013-10-26 (토) 종일
내가 지구에 도착하기 전 신은 나에게 어떤 명령을 지시했다.
지구에 도착 후 어느 날 어떤 사건 때문인지 모르지만 난 그 명령문을 잃어버렸다.
신에게 다시 물었다.
"제가 왜 지구에 왔습니까?"
신은 읊조릴 뿐 나는 알아들을 수 없다.
-생일 밤 잠들기 전-
2013-10-27 (일) 09:43
상업은 그 사람의 기술을 팔고 사는 것이고,
예술은 그 사람의 의식과 철학을 하고 파는 것이다.
-세차하다가-
-사유할 시간이 없을 만큼 10월도 바빴다.-
<나의 아이폰 노트-2013년 11월>
2013-11-02 (토) 15:32
아프다.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는 혼돈이다.
가슴 아파 밤새 그 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불면증이 도발하는 시기-
2013-11-02 (토) 04:05
한쪽으로 치우친 사랑은 아픈 거다.
-새벽 비가 내린다-
2013-11-02 (토) 21:44
세상 어떤 누구도 아름드리나무를 오른다 해도, 가지가 부러질까 불안해한다.
그렇듯 어떤 과정은 언제나 불신과 믿음 사이의 팽팽한 긴장 상태의 연속이며, 그 긴장은 확신에 대한 혼돈을 안겨다 준다.
그런 상태에서 믿음만 잘 걸러내야 오를 수 있다.
걸러냄의 가장 좋은 것은 무한한 자기 신뢰에 대한 믿음에서 이루어진다.
-어떤 누구를 생각하던 중-
2013-11-01 (토) 22:03
어떤 새든 자신의 날개로 날 때 가장 아름답다.
-새벽 불면증으로 인한 두통을 느끼며-
2013-11-03 (일) 02:10
나에게 다른 대상을 좋아하는 것은 매우 두려운 일이다.
몇 해 전 떠난 아내 잃어버림, 지키지 못했던, 운명과 맞섬에서 무릎 꿇음, 패배감과 좌절감, 죄책감 때문에
어떤 대상을 만나면 또 그렇게 반복돼, 엄청난 혼돈 속에서 해요 적는다는 것이 무섭다.
그래서 사랑이 내 귓전에 속살일 때 묘한 불안감을 느낀다.
이제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조여오는 가슴에 대한 이유-
2013-11-05 (월) 00:01
나는 무엇에 빠져버리면, 나도 통제하기 힘든 에너지가 나온다.
때론 그 에너지를 적당히 누르기 위해 다시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
그러다가 어쩔 수 없는 운명 때문에 몰입에서 빠져나오게 되면 지독하게 아프다.
그 지독한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다시 치유를 위해 몰입을 해야 한다.
결국, 평온은 찾지만, 아픈 여운은 여전히 피부 생채기처럼 깊숙이 흉터로 남는다.
-나의 달란트에 대하여-
2013-11-04 (월) 00:03
왜 난 바보처럼 용기 내서 거짓말이라도 "사랑해"라는 말을 못 했을까!
그게 그렇게 두려운 것이었는가?
-아프다-
2013-11-05 (화) 10:49
극도의 쾌락과 극도의 통증은 같은 물질이다.
-아프다-
2013-11-07 (목)03:44
안겨다 준 모든 것이 두려워 다시 돌아갈 것인가.
-기억을 더듬으며-
203-11-08 (금) 22:05
시간은 어떤 누구에게도 배려하지 않는다.
오직 내일을 위해 달려갈 뿐이다.
이제 지난 일은 흐르는 시간 속 지난 일뿐이다.
나는 다시 새로 시작한다.
-긴 머리와 수염을 깎고-
2013-11-10 (일) 08:40
사랑은 매우 이기적인 인간의 본능적 취함이다.
이기적 취함을 상대방과 다시 나눈다는 것이 사랑이다.
하지만 나누지 않는다면 그건 상대방에겐 폭력 되는 것이고,
나눔을 받지 않으면 애증으로 인한 증오로 자리 잡는다.
-아침 8시 햇볕을 쬐다가-
2013-11-14 (목) 12:17
저는 이제 당신에게 무엇을 해줄 감 각화된 영혼이 보기 좋게 거세당했습니다.
팅커벨은 그날 잔인하게 살해당했습니다.
-13일 몹시 화가 났던 날-
2013-11-15 (금) 10:31
어떤 기회가 주어진다면 팅커벨을 응급조치해서 다시 살려내고 싶다.
-너무 아프다-
2013-11-15 (금) 10:35
사랑은 상대를 소유해야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소유는 상대가 상대에게 양도하지 않으면 소유 자체는 성립될 수 없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한쪽에서만 소유하려 한다면, 상대에겐 폭력으로 발전돼 착취하게 된다.
대상의 물질적, 정신적 그 모든 것이 양도되어 소유될 때 사랑은 "준비-땅" 자세를 취한다.
서로가 양도를 전제로 소유했다면, 소유를 넘어 대상을 점유하기 시작한다.
점유가 시작된다는 것은 잠시 사용권을 부여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상대가 언제든지 소유권을 찾아 올 수 있다.
그런데 사랑으로 서로가 점유된 상태면 되돌려 받을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이제 점유를 넘어 비로소 진정한 공유가 시작된다.
그 공유는 집단농장이 아니다. 식탁엔 정말 맛있는 음식이 있다.
서로를 소유한 상태라면 둘은 그것을 같이 공유하며 혀끝으로만 느낄 수 있는 맛과 향이 아니란 걸 알게 된다.
하지만 소유하지 못한 서로의 상태라면 그것은 한 끼 때우는, 그냥 맛있는 음식일 뿐이다.
눈앞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차 안에서는 귓불 아래 목덜미에 소름 돋을 만큼 달콤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
소유가 배제된 상태라면 그건 그냥 아름다운 풍경이고 좋은 음악 소리일 뿐이다.
눈앞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차 안에서는 귓불 아래 목덜미에 소름 돋을 만큼 달콤한 음악이 흐르고 있다.
소유가 배제된 상태라면 그건 그냥 아름다운 풍경이고 좋은 음악 소리일 뿐이다.
하지만 서로가 소유한 상태라면 그 풍경과 소리는 혼자 보고 들을 때와 다른 몇 곱절의 경이로움을 안겨다 준다.
우리가 아름다운 자연, 소리 음식,촉감, 향기의 오감으로 자극받을 때 아끼는 사람과 나누고 싶어 하는 것이 본능이다.
그것이 사랑의 근간이다.
사랑에 소유가 배제된 공유는 내돌림이거나 무관심이거나 상대에게 다른 목적 있어 착취하고 있다.
생각해 보라!
어떤 누구도 자기 땅이 아니라면 그렇게 아름다운 꽃밭을 가꾸겠는가!
이제 이상적이고 표면적인 플라톤의 '이데아' 사랑이 현실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인지해야 한다.
-13일 복어를 먹다가 나눴던 담론-
2013-11-18 (월) 14:37
정의를 개념화 시키기는 쉽지만, 개념을 정의화 하기는 어렵다.
-화장실에서-
2013-11-18 (월) 14:41
첫눈이 온다.
눈은 원래 차갑다.
{:::::::::::}
-인천 공항에서-
2013-11-18 (월) 15:16
보름간 내린 소낙비는 내 몸뚱어리를 흠뻑 적시더니,
빗물은 0.1mm 피부 표피층을 뚫고, 진피층을 지나, 근육층에 도달하더니 뼈 막을 뚫어버리고
결국, 그 뼛속 골수 깊은 곳에 사금파리를 박아놓고 그곳에 덩그러니 자리를 잡았다.
이제 비가 그쳐 몸에선 마지막 남은 온기로 몸은 말라가고 있는데,
골수 깊이 박혀버린 사금파리는 빠져나올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아플 줄 알았으면 그렇게 비오. 덧날 우산을 주는게 아니었는데.
-인천 공항에서-
2013-11-19 (화) 03:00쯤
"꼭 오늘이어야 한다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지만…."오늘이 특별한 날은 아니지만,
그저께보다 어제가 더 보고 싶었고,
어제보다 오늘이 더 보고 싶었고,
오늘보다 내일은 더 보고 싶을 것이고,
모레는 미칠 것 같아 오늘 봐야 했습니다.
-몸살 기운을 느끼며-
2013-11-21 (목) ?
며칠은 생각을 거듭했다.
내가 왜 그렇게 나답지 않게 지질하고, 어린아이처럼 철없이 그랬는지.
그리고 프로이트, 카를 융의 자료를 찾으며 알게 되었다.
상실 이후 찾아온 혼돈이 치유되면서, 나는 유아기로 돌아갔었다.
그건 당연한 과정이었고 불안에서 빠져나온 사람이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 엄마 품이 그리웠다.
그래서 그 순간들은 내가 나를 보기에도 나답지 않았던 유치하지만, 순수한 어린아이 눈으로 모든 것을 보았을 뿐이다.
이제 나는 어린아이에서 사춘기를 지나 어른으로 탈피되었다. 2013-11-21 (목) 08:09
결혼은 이성으로, 사랑은 감성으로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냉장고를 보다가-
2013-11-22 (금) 10:17
인간의 의식과 육체가 중단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잠재된 욕망과 마주하게 된다.
-?-
2013-11-23 (토) 11:38
좋아하는 일만 하고 싶다면, 싫어하는 일은 그것의 12배를 해야 한다.
-샤워 전에-
2013-11-26 (화) 02:49
-November Rain-
오늘 11월 비가 왔다.
몹시 많이.
바람도 불었다.
몹시 세차게.
그렇게 을씨년스러웠던 초저녁까지.
목도리 여미고 옷깃 세우기 참 좋은 스산한 날이다.
-귀밑머리 날리며 집으로 가던 중-
2013-11-30 (토) 01.30
한 달의 반 달은 구름 위를 걷듯 가슴 떨렸고, 다시 반 달은 사무치게 아팠던 11월이 간다.
Goodbye November.
2013-11-30 (토) 09:59
11월의 스쳐 간 파편
마법.혼돈. 연민. 팅커벨. 환상. 미움. 분노. 질투. 관용. 미련함. 배려, 바보. 지질함. 무한한 책임. 분열. 그리움. 망각, 초 단위, 그리고 정제되지 못한 애증.
-11월을 정리하며-
2013-11-30 (토) 20:14
예전에도 그러했듯이.
해 줄 것이 앞으로 많았는데 이제는 해 줄 수 없어서 그것이 아픈 것이었다.
-글을 다시 읽다가-
<나의 아이폰 노트-2013년 12월>
2013.12.01 일 10:23
12월 정류장에 도착했다.
12월 새 삶의 여행지에 도착했다.
12월엔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벽에 기대있다가-
2013.12.02.월 12:05
아픈 것은 드러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도 감지하지 못한 체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고, 속 깊이 곪아 향기는 사라지고 통증은 무감각해져 아픔이 무엇인지 의식하지 못할 수 있다.
아프다는 것은 양심이 있는 것이고, 양심이 있다는 것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의식 속에 그렇게 배어 있다.
참아야 한다.
절제해야 한다.
남자는 울면 안된다.
우린 그렇게 배웠고,
우린 그렇게 세뇌당했고,
우린 그것이 더 숭고하다고 생각해야 했다.
그런 문화와 관습에서 살았기에 '화병hwa-byung'이 의학 사전에 한국 발음기호로 등재되는 영광?을 얻었다.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 .
세상의 모든 자연, 예술 작품을 보라.
진정 드러내지 않았는지.
드러낸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 세상은 그렇게 눈부시게 아름다울 리 없다.
그렇지 않고 모든 것을 절제와 통제를 반복하면 그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저 깊은 곳의 가장 숭고한 욕망을 거세당하게 만드는 것이다.
드러냈지만 정제되어 들어냈다.
우리는 정제된 것을 드러내야 한다.
질서, 도덕, 윤리, 관습, 기준...
어떤 모든 잣대는 어느 순간, 어떤 상황에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 잣대는 도대체 누가 만든 것인가?
필요로 발명하듯 인간이 만든 것이다.
사회적 동물로 살기 위해선 규칙과 기준은 있어야 하고, 지켜져야 하지만 지나치게 강조되고 억압된 기준과 규칙의 삶은 말랑말랑해야 할 뇌와 의식을 담벼락에 박힌 돌보다 단단해져 우리의 삶을 멈추게 만든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보이든 보이지 않든 움직인다.
멈춘 것은 죽은 것이다.
지금 자신의 길잡이 영혼이 주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지, 자신의 저 깊은 곳에 웅크리고 있는지 확인하라.
자신의 억압된 욕망과 관철된 기준에서 벗어나, 나의 아픈 것, 억눌리고 짓눌린 것을 드러낼 때 삶은 원래의 주인을 찾아 여행을 갈 수 있다.
그렇게 억눌림을 드러내지 않고 어떻게 자신의 감정을 프린트로 표현하고, 완벽한 언어적 구조로 되어 있는 사진을 만들겠는가!
내가 지독하게 아프게 격고 받은 가장 큰 선물은
'드러냄' 이였고, 슬플 때 울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글을 <"그래도 교수님은 표현하고 아프다고 말할 수 있어 다행이에요."> 카톡을 주신 제자에게 바칩니다. 이제 이 글의 주인은 당신입니다-
2013. 12. 04 화 22:00
왜!
드러내야 하는지 아니?
우리는 육체적 통증을 느낄 때 처음엔 참고 버티지.
그러다가 감당할 수 없는 통증의 한계를 넘어서면 비명을 지르지.
"으악" "컥" 또는 "억"하고 각자 다양한 방식과 음성으로 비명을 지르지.
그렇게 지르면 잠시 통증은 사라지고 버틸 수 있는 미려한 힘이 생기지.
'드러냄'
그건 '비명'을 지르는 거야.
너무 아파지면.
감당하기 힘들어지면.
너무 살고 싶어지면.
그렇게 질러버리지.
무의식적으로.
저 들판에 꽃이 그렇게도 지독히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은 겨울 통증의 한계에 다다라 비명을 지르며 토해냈기 때문에 아름다움을 넘어 숭고한 것이지.
그건 우리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에 대한 힘이고, 그렇게라도 살아남아야만, 저 들판의 꽃처럼 아름다워질 수 있지.
이제 남은 건 드러내고 꽃을 피워 찬란하게 눈 부신 햇살을 마주 보는 거야.
참 쉽지.
알고 나면 참 쉬운 거야.
그리고 어차피 삶은 원래 치열한 거야.
원래부터 신이 우리를 지구에 내려보낼 때 그렇게 치열하게 계획했지.
나중에 신을 만나면 따져 봐야지.
"왜 그러셨어요."라고….-오늘 수십 번 정 성하가 연주한 'The Phantom of the Opera'를 듣고 나눈 대화록-
2013.12.04 수 03:17
하늘은 흐려도 찬란한 태양은 흐림 속 뒤에 언제나 떠 있다.
우리가 고개 들어 그것을 보려 하지 않았을 뿐이다.
2013.12.05. 금 04:18
wow~ olleh
KT에서 VIP 선물이 왔네.
렌터카 72시간 사용권이네^^.
조만간….육지가 낳아,
바다가 품고,
바람이 키운 땅,
제주도로
운동화 신고,
카메라 들고,
헤드폰 끼고,
가방엔 새끼손톱만 한 아몬드가 박힌
초콜릿 12개 넣고 목적지 없는 여행 가야지.
내비게이션은 절대달지 않고….난 관광보다 여행이 좋거든. 그건 서로 아주 다른 거거든
-표를 받고-
2013.12.07 토 22:46
내게 사진은 정이 깊이 들어 못 버리고,
내게 음악은 여전히 짝사랑하기에 못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사진은 계속 일탈을 꿈꾸며 새로운 작업을 해야 하기에 힘든 거고,
음악은 여전히 짝사랑하기에 아직도 가슴 떨리고 아픈 거다.
-2번 기타 줄이 끊어졌다-
2013.12.09 월 11:54
예술은 정밀함이 아니라 적절함이다.
-정밀 차트 출력하던 중-
2013.12.09 월 20:45
후회는 망설임의 응집된 덩어리다.
-이종수실장과 담론 중에서-
2013.12.10. 01.31
새벽까지 술 마시고.
아침에 여명808 두 캔 마시고.
오후까지 그 동안 미뤄뒀던 프린트를 하고.
다시 여명808 한 캔 마시고.
ㅇㅇㅇ 결혼 스튜디오 4시간 강의하고.
다시 압구정동 스튜디오로 오니 녹초가 됐다.
뱃가죽은 어느새 등에 붙으려 하는 허기를 달래며, 스튜디오에 들어와 내일 강의할 내용과 마감할 원고를 조금 쓰다가 지쳐 컴퓨터를 끄고 퇴근한다.
언제나 그렇듯 양 귀엔 최대 볼륨으로 이어폰을 꽂고,
어제와 다른 장르를 선택해 3대 지질한 가사라는 radiohead의 creep을 들으며,
주적주적 내리는 비를 저벅저벅 밟고 언제나 비어 있는 내 빈집을 향해 어제와 다른 골목길로 돌아서 들어간다.
현관문을 열자, 보일러 온기가 양 볼과 목덜미를 감싸는 따스함을 받으며 들어와
허기를 달래려 밥통을 열어보니, 저번 주에 해 놓은 쌀밥이 메주를 써도 될 만큼 누렇게 변색해 다시 밥통을 닫았다.
냉장고를 열어 햇반을 찾다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도 모르게 "아~제기랄" 하며 입에선 욕을 토해냈다.
잠시 벽에 기대앉아 맞은편 벽을 보니 유리 깨진 벽시계는 멈춰있었다.
그리고 잠시 적막이 흐른다.
옆집 아주머니가 다섯 번 문을 두드린다.
"택배 왔던데"
"네! 감사합니다"
묵직한 상자 뚜껑을 열어보니 제주도에서 사진을 전문으로 하기는 형님이 귤이 보내주셨다.
저녁밥 대신 20여 개의 귤을 까먹고, 방바닥에 다 마신 삼다수 생수병을 베고 뒹굴뒹굴하다가 나도 모르게 잠깐 잠이 들었다.
어떤 소리에 잠이 깨어 바라보니 텔레비전에선 말도 안 되는 막장 드라마가 나온다.
이렇게 빠듯하게 바빴던 하루가 간다.
오늘따라 니체를 만나 많은 것을 묻고 싶어지는 지쳐버린 저녁이다.
-하루 일상 기록-
2013.12.12 목 14:19
막연함은 삶에 있어 가장 두려운 존재다.
-내리는 눈 보다가-
2013.12.13 금 01:58
인간은 지구에서 중력을 몸에 감싼 채 살아간다.
인간이 지구에 오는 순간 이 중력만큼 우리의 삶의 무게도 같이 오는 것이다.
지구상에 중력을 피할 수 없듯, 생의 업도 피할 수 없다.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 순간 중력에서 벗어나 지듯 업에서도 자유로워진다.
누가 더 무겁고 가벼움은 없다.
모두 무겁고 모두 짊어지고 갈 뿐이다.
버티는 힘은 어깨가 아니라 가슴이다.
-Shape Of My Heart 듣던 중-
2013.12.13 금 10:21
얼음을 만졌을 때 그 차가움이 전달되면 얼음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시간은 얼음을 녹인다.
얼음에 물로 변함은 죽음이다.
그래서 얼음 녹은 물은 얼음엔
시간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미련의 눈물이다.
그 물이 어떤 합당한 조건이 되면 다시 얼음으로 된다.
다시 생성된 얼음은 그때 그 얼음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적 가치를 지닌다.
-차 창 낀 얼음을 만지던 중-
2013. 12.14 토 11:23
내 삶에 빈 공간이 많은 이유는 "여백의 미"로 받아들입니다.
-벽을 보던 중-
2013.12.14 토 13:57
내 나이 50이 되었을 때 오늘 같은 눈 내리는 토요일에는….중3이 된 승현이는 첫사랑의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초5가 된 준경이는 열심히 악기를 연습하고 있다.
마당엔 에어스트림 캠핑카가 눈을 맞고 있다.
책상엔 무인도를 구매한 세금 고지서가 놓여있다.
담벼락 마구간엔 검정 말이 여물을 먹고 있다.
그리고 정대는 거실에서 녹음할 곡을 연습하고 있다.
-오늘 아내 생일이다-
2013.12.14 토 03:24
철학은 철학자의 말을 듣고 사유하고 다시 논제를 던지는 것이지, 철학자의 말을 외우는 게 아니다.
-카카오 스토리를 하다가 글을 확대해석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다가-
013.12.15 일 22:45
언제나 얻을 수 없는 것만 얻으려 했기에 힘들었다.
언제나 오를 수 없는 곳만 오르려 했기에 힘들었다.
언제나 이룰 수 없는 것만 이루려 했기에 힘들었다.
이제 어떤 것도 구걸하듯 얻으려고,
이제 어떤 것도 도전하듯 오르려고,
이젠 어떤 것도 몽상하듯 이루려고,
하지 않겠다.
그대들의 말처럼.
삶은 그냥 Let it be 해야 했다.
세상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던 건,
아름답게 덮인 파편들만 보았다.
세상에 그렇게 아름답게 널려있던,
아름답던 파편들 빈 공간을 보고 말았다.
돌아서서 보는 게 아니었다.
자세히 보는 것도 아니었다.
이제 저는 당신의 계획한 그 잘난 운명 앞에 무릎 꿇습니다.
이제 저는 당신이 계획한 데로 육식하는 사슴으로 살아갑니다.
-뒹굴뒹굴하다가-
2013.12.17 화 09:45
너희가 뼛속까지 찍개면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너의 검지는 지폐를 세고 있지 않고 셔터를 누르고 있을 것이다.
-수업 중 했던 말-
2013.12.17 화 09:48
네가 사진가라면 검지는 돈을 잡고 있으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셔터를 누르라고 있는 것이다.
-검지를 다시 보다가-
2013.12.21 토 02:55
아~ 이 얼마나 짜릿한 미친 짓인가?
-집에서 홀딱 벗고 물구나무서서 사진 찍다가-
2013.12.20 금 16:58
감정이란 건 잘 보듬어 토닥토닥하며 다독여야 한다.
-38일 만에 마주치고 147번 버스를 타고 압구정으로 복귀하다가-
2013.12.22 일 05:59
5년 전 김 헌 선생님이 이렇게 이야기했다.
"제자가 있어야 스승이 있단다"
그 말씀에 동의하지 못해 반문했다.
"스승이 있어야 제자가 있는 게 아닌가요?"
선생님이 말하기를~
"그건 정말 선생이 되면 알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사진가를 가르치며
나도 모를 세월이 1/125초만큼 빠르게
지나갔다.
작년 8월 여름.
선생님에게 5년 전 이야기했다.
"선생님! 그때 그렇게 말씀하셨죠."
"<제자가 있어야 스승이 있다>라는 말씀이요"
"이젠 그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제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짧은 한마디.
"그래! 녀석"
"이제 됐다^^" 하며 눈웃음을 보내셨다.
그리고 조금 세월이 지나 다시 덤으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됐다.
"선생은 광대가 되면 안 된다." 는 것을….^^그리고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도 없이 사진으로 기록하고 남기는 것은, 누구나 죽기 때문이다"
"생이 마감된 후 아름다웠던 삶의 파편들이
흔적 없이 잊히는 것이 두려워 행동하는 무의식의 행위이고, 그 기록의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사진이라는 것을….^^
"제자들에게….나를 정말 선생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그러면 저는 더 좋은 선생으로 살기 위해,
여전히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고 살아야 합니다.
적당히 도와줬던 그냥 고마운 선생으로
기억하세요.
그래야 제가 조금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013.12.21 토 20:29
바람이 없으면 파도는 치지 않는다.
-영화를 보다가-
2013.12.23 월 07.06
글로벌이란 무엇일까요?
"나는 지구인이다."
융합이란 무엇일까요?
"포스트모더니즘"
-현대 광고 보다가-
2013.12.24 화 14:00 쯤
업은 그냥 게임으로 즐겨
-인사동에서 어느 화가 선생님들이 나눈 이야기_
2013.12.25 수 08:45
이번 크리스마스는 없으면 좋겠다.
2013.12.25 수 12:18
나는 모자란 게 아니다.
덜 채워진 거다.
-부정과 긍정 사이 갈팡질팡의 나를 보다-
2013. 12.26 목 00:34
http://photoessay.co.kr/201190236
2013.12.27 금 09:02
http://photoessay.co.kr/201315744
2013.12.28 토 02:22
누구나 그렇듯 이루어지지 않는 간절함은 사무치는 법이다.
-까치와 버드나무 글 교정하던 중-
2013. 12.29 일 21:51
인생은 철만큼 길지 않다.
-나의 나를 보다-
2013.12.29일 일 23:24
미움은 터트리지 못한 억눌림에서 나오는 거잖아.
-카톡 대화 중에서-
2013.12.29 일 23:28
삶에서 아픔을 주는 모든 상황은 계획하던 것이다. 시련은 당신의 영혼을 성장 시킨다.
-나의 상태 메시지-
2013.12.31 화 05:50
억울해서 분통이 난다.
2013.12.31 화 06:23
아프다.
아주 많이…. 2013.12.31 화 12:16
후회는 망설임의 응집된 덩어리다.
가장 처절한 꽃이 해바라기라는 것을 알았다. 해바라기에 밤이 찾아오면 대상은 사라지고,
존재에 대한 무가치를 경험한다. 역시 자라투스트라의 말이 옳았다.
결국 1월 1일은 31일의 다음 날 32일의 연장이다. 내일 특별히 달라질 거라는 몹쓸 증폭된 상상력을 거세해야 한다.
-12월 31일 내 머릿속 마지막 글-
2013.12.31 화 12:31
나에겐 비춰질 대상이 원래 없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