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1.03
<감사의 글>
신에게….
가족묘에 안치하고 3일간의 절차를 마무리했고, 삼우제도 마쳤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눈이 많이 내려있었습니다.
생을 떠날 때도 눈이 내렸고, 삼일장을 치른 마지막 날 밤에도 그렇게 하늘에서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가족과 이별할 수 있는 짧지만, 긴 시간도 주시고, 떠남과 새로움을 시작하는 아내를 위해 눈을 내려주신 신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너무 아름답고 경건하게 장례미사를 치르도록 도와주신 청담 성당 관계분들과 지인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아내 이영란 가밀라에게…
한없는 회한과 슬픔으로 생애 처음 장례도 치렀지만, 아내가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문득 떠났다는 것이 생각이 들 때면 가슴이 몹시 시리고 허전합니다.
이슬에 옷깃이 젖어 가는 것처럼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고 집안에 온기가 남아 있는 숨결과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집에 들어가면 그것이 거짓이라는 알기에 들어가기가 두렵습니다.
아내와 나는 많이 아파했고, 가족들도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비록 긴 시간 간병을 했지만, 그녀가 나에게 "얼마나 떳떳하고, 정성스럽게 간병했냐?"라고
묻는다면 "미안합니다"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왜! 그렇게도 잘해주지 못했고, 그녀에게는 살갑지 못했는지.
못 해준 것만 생각납니다.
바봅니다.
힘들더라고 같이 모여 살 수 있는 생각만 했습니다.
그리고 텐트, 버너, 코펠을 챙겨 우음도로 캠핑을 가기로 상상했습니다.
꼭 그곳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이사도 퇴촌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가족에게는 사치였나 봅니다.
때론 신이 원망스럽습니다.
그날따라 목욕하고 싶은 갈망에 아무 생각 없이 목욕탕에 갔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나 목욕했다"라고 자랑했습니다.
산소마스크를 낀 채로 빙그레~ 웃어주었습니다.
병원에서 같이 밤을 지내며 아내의 손톱을 잘라주었습니다.
그것이 아내에게 해준 마지막 손길이었고, 부부의 마지막 잠자리였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작디작은 희망은 그렇게도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가족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내가 지은 죄를 떠안고 자신의 운명과 함께 그렇게 떠났습니다.
떠나는 순간 하늘에서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내는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떠났습니다.
질서, 죄의식, 양심, 책임감, 삶과 죽음, 선택, 가족, 자아…. 그리고 "진정한 사랑"에 대하여….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당신이 떠나고 당신의 옛 사진을 보면서, 당신이 그렇게도 예뻤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이제서야 나는 떠난 당신에게 뒤늦은 말을 전합니다.
"당신을 만나 정말 고마웠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내 생의 첫사랑이었다는 것을….
2011. 01.04
<편지>
아내의 유품을 정리하는데 딸이 작은방에서 뭔가 꼼지락~ 꼼지락~ 거리면서 만드는가 싶더니,
7살 딸아이가 "김정대 씨 받으세요"라는 봉투까지 만들어
"아빠 편지~" 하면서 장난기 어리고, 쑥스러운 표정으로 건네주었다.
2011. 01.14
<천국의 메시지>
PPK 세미나를 마치고 다음 날 승현이와 아내가 3개월간 요양했던 "청주 성모 꽃마을"에 인사하러 갔습니다.
그렇게도 감사했고 편안해했던 그곳에 아이와 잠시 둘러보고 간호사님들과 인사하고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신부님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가 그러더군요.
"아빠 누군가가 나를 이렇게 안아주고 있어요"
"그게 누굴까?"
"엄마 갔어요"
"그래! 엄마가 승현이 안아주고 있나 보다."
"잠시 후 신부님을 만났습니다.
신부님이 말씀하셨습니다.
3일 전(1월 10일 월요일)에 성령을 가진 성당 예언자와 의뢰자에게 찾아와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천국에 와 있다고."
'이제 정말 볼 수 없는 곳으로 가 있구나.'라는 생각에 서운함과 미련이 남았습니다.
그렇지만 너무 감사했습니다.
2011. 01.15
<소통>
나에게 어떤 쏠림도 없이 버티며 갈 수 있도록, 작은 조가피에 배움을 받고 당신을 담아갑니다.
2011. 01.31
<옷걸이>
몰랐다.
그 자리가 그렇게 크고 위대했는지.
-하얼빈에서-
2011. 02.14
<49재>
이제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더 이상 만날 수도 없고, 만나서도 안 되는 이별이다.
당신의 운명을 원망해 봐야 아무 소용 없고, 절대자에게 바래봐야 아무 소용 없다.
이제 까맣게 타버린 숯덩이만 가슴 저 한편에 남겨놓을 수밖에 없다.
어제는 7살 딸아이에게 꾸지람했더니, 이불 뒤집어쓰고 울고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보고 싶어"라고 한다.
3살 준경이가 나를 만나면 자꾸 물어본다.
엄마는?
응?
엄마는?
딸에게는 "너 가슴속에 있으니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볼 수 있고, 너의 수호천사가 돼 있다" 하고,
아들에게는 "하늘나라에 있지"라고 대답해 준다.
언제나 그렇게 똑같은 답변으로 마무리한다.
그런데 둘째 준경이가 누나 승현이에게 물어본다.
"엄마는 어딨어?"
승현이는 동생에게 이렇게 거짓말을 한다.
"엄마는~ 아파서 서울 집에 있어."
그리고 준경이는 "엄마 아파~" "엄마 아파~" 계속 중얼거린다.
자신 없다.
솔직히 너무 자신 없다.
2011. 05.02
아주 씩씩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큰 녀석은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갔고, 5월에 다이아몬드 상을 받는데요.
책 150권을 읽어서 전교에서 독서량 1등에게 주는 상이래요.
매일 학교 도서관에서 3권씩 빌려와서 읽는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녀석 논리에 감당하기가 힘들 때가 있기도 합니다.
둘째는 말을 배워가면서 "엄마 보고 싶다"라고 저에게 귓속말로 속삭이는 의젓함을 보입니다.
가슴이 미어지지만 그래도 묵묵히 지켜봐야죠.
비록 두 아이 모두 떨어져서 지내지만 잘 자라주는 아이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2011. 08.13
<이제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
8살 딸 승현이.
아빠 걱정도 많이 하고 이쁜 짓만 골라서 하는 승현이.
나이에 비해 생각 깊고 책도 엄청나게 많이 읽는 똑똑한 승현이.
꿈이 항상 바뀌지만 언제나 선생님이 꿈이라는 승현이.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게 한 것 같아 언제나 미안한 승현이.
언제나 너를 생각하면 아빠는 기쁘단다.
그리고 항상 아프단다.
할아버지, 할머니 말씀 잘 듣고 건강해야 한다.
4살 아들 준경이.
아직은 신짝을 맞춰 신지 못하는 준경이.
그래도 때론 똑바로 할 줄 아는 준경이.
어쩌다 하늘 보면 "엄마 저기 있지"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준경이.
아빠 보면 언제나 인디언 보조개를 보이며 웃는 준경이.
너를 보러 갈 때면 기쁨보다 아픔이 먼저 온단다.
고모 말 잘 듣고, 생떼 쓰지 말고, 콩이랑 파 좀 먹고.
엄마는 네 가슴속 깊이 있단다.
사랑한다.
-12일간 아이들과 휴가를 마치고-
2011. 08.20
<레테의 강>
혹시 '다른 세상에서 문자 메시지는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 때문에
이제는 되돌아오질 못할 운명의 길을 떠나 나를 기다리고 있을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다.
"아이들 잘 있고…. 정말 고맙고…. 아이들 건강했으면 좋겠다…."라는 감사와 부탁의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두 아이의 정겨운 모습도 첨부했다.
아내가 사용한 핸드폰을 언젠가는 정지해야 한다.
그리고 내 핸드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도 지워야 한다.
언제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점점 힘들어진다.
레테의 강물이 어딘가 있다면 면도칼 같은 땅을 맨발로 밟고서라도 찾아가 한 사발 가득 마시고 싶다.
2011. 08.31
<아들>
지금 너의 곁에 내가 없지만 너를 묵묵히 지켜주는
너의 것들이 있단다.
2011. 09.16
<영정>
추석 차례상
서울에서 고향 양평으로 갈 떄 아내의 영정 사진을 챙기지 않았다.
깜박하는 것이 아니라 챙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딸이 방에 들어가 뭔가 하고 있었다.
딸이 엄마의 그림을 그려, 영정 사진을 대신했다.
나름 진지하고 정성 들여 엄마의 그림을 그렸다.
모두 흐뭇해했다.
그리고 나처럼 감사해했을 것이다.
'위대함'이란 이런 것이다.
2011년 추석 아침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정(影幀)을 보았다.'
2011. 09.19
<노병>
국가 보훈처에서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에 연금과 일부 혜택을 드리고 있다.
오늘은 한국전 참전용사에게 속초로 여행을 보내드린다고 해서 이른 아침 아버지를 터미널에 모셔드렸다.
고향 어르신들이 관광버스를 기다리고 계신다.
"아버지! 동네에 참전하신 분들이 몇 분이세요?"
"20여 명 정도지."
"그런데 몇 분 나오지 않으셨네요."
"이제 다 죽고 몇 명 남지 않았지!"
당신들은 위대하시고, 당신들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2011. 12.5
<파이프 가족>
가족?
오늘 그 소중함에 대하여….
2011. 12.14
<Happy birthday to you>
오늘 아내의 생일상을 차려주었다.
내일은 아내의 기일이다.
벌써 1년이 되어간다.